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계획대로 공부하는 모습

    소설이나 수필 느낌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1인칭인데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침이었다. 눈을 떴고, 무언가 새롭게 해보고 싶었다. 딱히 대단한 건 아니었다. 늘 반복되는 계획 짜기. 계획 세우는 데만 30분은 썼고, 정작 그걸 지키는 건 10분도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문득 생각났다. “GPT한테 짜달라고 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별 기대 없이 한 문장을 던졌다. “공법 중심으로, 하루 3시간 공부 계획 부탁해.”
    몇 초 지나지 않아 나온 답. 정말 정리 잘 돼 있었다.

    • 오전 1시간: 헌법 통치구조론 복습
    • 오후 1시간: 민법 판례 8개 정리
    • 저녁 1시간: 민사법 사례형 문제풀이

    정제된 문장, 군더더기 없는 시간 배분. 딱 보기엔 이상적이었다. 문제는 그걸 실제로 해보는 거였다.


    오전 – 복습이라 썼지만, 사실은 전쟁이었다

    책을 펼쳤다. 눈앞에는 며칠 전 썼던 답안이 있었다. 그 옆에는 모범답안. 비교하는 게 오늘의 첫 할 일이었다.

    헌법 통치구조론. 분명 복습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말이 그렇지 이건 구조를 갈아엎는 작업이었다. 내가 왜 그 문장을 썼는지 설명해야 했고, 모범답안은 왜 그런 구성을 선택했는지를 분석해야 했다. 마치 글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훅 지나갔다. 30분쯤 됐을까? 눈이 피로해졌고, 집중력도 살짝 흐트러졌다. 차라리 처음부터 새로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복습이라고 하기엔, 이건 거의 수술 수준이었다. 한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오후 – 쉬운 줄 알았던 판례, 머리는 더 무거워졌다

    민법 판례 정리는 조금 다를 줄 알았다. 실제로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작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만 뽑고, 요약만 잘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이 자꾸 멈췄다. 한 줄 적고, 멍하니 화면을 보다가 다시 생각하고. 분명히 쉬운 작업인데, 몰입이 안 됐다. 오전에 너무 머리를 썼던 탓일까. 아니면 예상보다 판례 내용이 복잡해서였을까.

    책상에 엎드려 잠깐 눈을 감았다. 이렇게까지 체력이 들 줄은 몰랐다. 사실은 말이죠, 공부보다 체력 관리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저녁 – GPT의 망각이 만든 어긋난 흐름

    저녁은 민사법 문제풀이였다. 그리고, 나는 고민했다. “이걸 해야 하나?”
    계획 자체는 처음부터 공법 중심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시간에 민사법? GPT가 앞에서 설정한 큰 방향을 까먹은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결국, 하지 않았다. 교재는 꺼내뒀지만 펴지도 않았다. 그냥, 생략했다. 그때 내 상태는 이미 공부할 에너지가 바닥났고, 민사법이라는 주제는 흐름을 끊기에 충분했다. GPT가 실수했다기보단, 내가 정확히 말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더 구체적으로 말해야겠다. “공법만. 진짜로.”


    하루를 지나고 남은 생각들

    이 실험이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계획을 누가 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내 삶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GPT는 프레임을 줬고, 나는 그 프레임 안에서 헤매다가 또 나름의 균형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루틴이란 결국 살아 있는 구조여야 한다. 하루라는 건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그때그때 다른 내가 사는 방식이니까. 다음에도 GPT에게 계획을 짜달라고 할까? 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단, 그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더 많이 설명해줘야겠다는 건 확실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