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청년 지원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청년동반자 멘토링’입니다. 이 글에서는 청년동반자 제도의 정의와 운영방식, 실제 멘토링 사례까지 정리해, 고립청년에게 이 제도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드립니다.
고립청년 곁에 ‘함께 걷는 어른’이 필요하다
고립청년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이나 일자리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외로움, 좌절, 신뢰 단절 같은 정서적 문제가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한 지원금이나 정보제공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돕기 위한 제도를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청년동반자 멘토링 서비스’입니다.
청년동반자란,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전문 멘토를 뜻합니다. 보통 30~40대의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이며, 심리상담, 사회복지, 청소년지도 등의 기본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주로 참여합니다. 이들은 고립청년에게 단기적인 상담자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곁을 지키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고립청년 입장에서는 외부세계와 단절된 상태에서 낯선 행정 담당자나 상담사가 다가오는 것보다는,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신뢰를 쌓은 한 사람의 존재가 훨씬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청년동반자는 바로 그 ‘믿고 기댈 수 있는 어른’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입니다.
청년동반자 서비스의 운영 방식
청년동반자 멘토링은 전국 청년센터 또는 청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운영되며, 대부분은 정기적인 1:1 만남을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고립청년 한 명에게 청년동반자 한 명이 배정되고, 최소 주 1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합니다.
첫 만남은 가벼운 전화나 문자로 시작되며, 청년의 반응에 따라 카페에서의 만남, 산책, 밥 한 끼 등의 소소한 일상교류로 이어집니다. 이때 청년동반자는 상담자라기보다는 듣는 사람, 대화의 동반자, 작은 도전의 격려자가 됩니다.
청년이 조금씩 마음을 열면, 이후에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구직 사이트 가입을 도와주거나, 주민센터에 함께 가보거나, 진로상담 프로그램을 같이 신청해보는 식입니다.
또한 심리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의료기관과의 연계도 지원합니다. 중요한 점은, 청년동반자는 모든 과정에서 청년의 속도를 존중하고, 강요 없이 선택을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서울, 부산, 인천 등 주요 도시에서는 청년동반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립청년의 60% 이상이 이후 다른 복지서비스 또는 자립 프로그램에 연계되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담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의 연결고리로서 멘토의 역할이 효과적이었다는 증거입니다.
멘토가 바꾼 삶의 궤도: 실제 사례
경기도에 거주하는 26세의 A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장기 실직과 가족 갈등으로 인해 5년 넘게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신적 불안과 대인기피가 심해 병원 진료도 거부해온 A씨는, 지역 청년센터의 청년동반자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외부와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멘토는 매주 짧은 문자를 보내며 안부를 묻고, 비가 오는 날에는 따뜻한 음료를 문 앞에 두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6주가 지난 뒤 A씨는 처음으로 문을 열고 멘토와 짧은 대화를 나눴고, 이후 함께 동네 산책, 밥 먹기, 도서관 가기 등의 활동을 하며 서서히 생활 반경을 넓혔습니다.
지금 A씨는 일주일에 한 번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취업을 위한 온라인 강의도 듣고 있습니다.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A씨의 말처럼, 멘토는 단순한 조언자 이상으로 삶의 회복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년동반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된 사례, 알코올 문제를 극복한 사례, 소소한 일상을 회복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한 사람의 진심 어린 관심’이었습니다.
맺음말
청년동반자 멘토링 서비스는 복지 시스템의 외곽에 있던 고립청년을 사람을 통한 관계 회복이라는 방식으로 사회와 다시 잇는 구조입니다. 제도보다 사람이 먼저 다가가고, 상담보다 신뢰가 먼저 쌓일 때 변화는 시작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멘토링이 종료된 후 청년이 어떻게 자립의 궤도에 오르게 되는지, 사후 연계 프로그램과 성과를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