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수험생활에서는 누구나 슬럼프를 겪습니다. 집중이 안 되고, 하던 공부도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순간들. 이 글에서는 실제 슬럼프를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다시 회복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자신을 회복시킬 수 있는 루틴과 환경의 힘을 믿었습니다.
루틴이 망가지면, 루틴부터 다시 짭니다
슬럼프는 대부분 공부 습관이 무너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쯤 쉬면 괜찮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루가 이틀, 삼일로 이어졌고, 어느 순간 책상에 앉는 것조차 두려워졌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한 것은 ‘루틴을 완전히 새로 짜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의 계획표를 붙잡고 자책하는 대신, 지금의 나에게 맞는 루틴을 다시 구성했습니다.
예:
- 기존 3시간 집중 루틴 → 1시간 집중 + 10분 산책
- 오전 공부 시작 전 커피 타기 → 명상 5분 후 집중 진입
핵심은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성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를 온전히 회복하지 않아도, 30분이라도 다시 책상에 앉을 수 있다는 감각을 만드는 게 중요했습니다. 작은 성공이 반복될 때, 무너진 루틴은 서서히 회복되었습니다.
감정은 밀어내기보다 ‘기록하기’로 조절했습니다
슬럼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자괴감과 죄책감이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다들 잘할 텐데 나는 뒤처지고 있다.”
이런 생각은 공부보다 더 피로했습니다.
이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저는 ‘생각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공책을 하나 마련해 매일 자기 전, 오늘 든 감정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적었습니다.
예:
- 오늘 집중 하나도 안 됐다.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난 건 잘했다. 내일은 수면 시간을 조금 더 줄여야겠다.
글로 쓰는 순간, 막연한 감정이 ‘내용’이 되었고, 감정이 정리되면 생각도 덜 복잡해졌습니다.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니, 감정에 휘둘리는 빈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책상만 보지 말고, 주변을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슬럼프가 길어지면 공간도 영향을 줍니다.
저는 늘 같은 책상, 같은 벽, 같은 조명 아래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느 순간 그 풍경 자체가 답답함과 무력감의 상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환경 리셋을 시도했습니다.
- 책상 방향을 창가 쪽으로 바꾸기
- 스탠드 조명 색을 따뜻한 톤으로 교체
- 주변 물건 최소화 + 작은 식물 하나 두기
공부 장소도 며칠은 도서관으로 바꿨습니다. 단지 장소를 옮긴 것만으로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뇌는 새로운 자극에 더 잘 반응합니다. 환경이 바뀌면 감정도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리듬의 시작점을 만들어주는 작은 변화였습니다.
✅ 결론
슬럼프는 수험 생활의 일부입니다. 누구나 한 번은 무너지고, 그 무너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도 달라집니다. 루틴 재구성, 감정 기록, 환경 변화는 작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방법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나는 것이며, 그 일어남은 작고 느려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