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청년을 위한 지원정책이 단순한 생계비 지급을 넘어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립청년을 위한 정책이 기존 복지제도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왜 ‘맞춤형’ 복지가 필요한가?
기존의 복지제도는 주로 소득이나 재산 기준에 따른 선별적 지원이 중심이었습니다. 생계급여, 주거급여,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은 매우 중요한 제도이지만, 고립청년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자격이 되는지조차 모르고, 복잡한 서류나 상담 절차 앞에서 쉽게 포기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복지 대상자’라는 낙인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복지의 공급 구조는 있지만 수요자에게 닿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고립청년 맞춤형 복지’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맞춤형’이란 말은 단순히 형식적인 개인화가 아니라, 고립청년의 특성과 상태에 맞춰 속도와 내용, 방식까지 유연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고립청년은 단순히 돈이 없어서 고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복합적인 심리·사회적 문제 속에서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감정을 오래도록 품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표준화된 매뉴얼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각자의 배경에 맞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것입니다.
고립청년을 위한 맞춤형 정책의 핵심 요소
정부와 지자체가 설계한 고립청년 맞춤형 정책은 다음과 같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심리적 거리 좁히기입니다. 복지사나 상담사, 청년동반자와 같은 멘토가 청년을 직접 찾아가 비대면 혹은 1:1 관계를 형성합니다. 직접적인 ‘도움’보다 ‘신뢰 형성’을 먼저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문자나 쪽지로 안부를 전하고, 몇 주 후에는 문 앞에서 책이나 도시락을 전달하고, 이후에는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순차적 접근이 일반적입니다.
둘째, 개별화된 서비스 구성입니다. 고립청년은 각자 다른 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상담 중심으로, 또 누군가는 취업체험, 또 다른 이는 식생활 개선이나 주거환경 정비가 우선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원 내용도 정형화되지 않고, **상담사와 협의 하에 구성된 ‘맞춤형 지원 패키지’**가 제공됩니다. 예산 사용도 ‘정해진 항목’이 아니라 청년의 상황에 따라 조정됩니다.
셋째, 공공-민간 협업 체계입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청년센터, 일자리센터, 민간 재단, 상담 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한 명의 청년을 ‘다부처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이 협업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통합사례회의를 개최하고,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 개입 방향을 논의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과거의 수직적이고 획일적인 복지 방식과 달리, 청년을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 주체로 바라보는 전환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점이 맞춤형 복지의 핵심입니다.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
서울시, 부산시, 제주도 등에서는 고립청년 맞춤형 복지정책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고립청년 지원단’을 구성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청년활동지원기관, 복지관, 민간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맞춤형 사전 개입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부산시는 고립청년을 발견하면, 담당 복지사가 직접 방문하여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나 식사 등을 제공하면서 관계 형성을 시작합니다. 이후 청년의 요구에 따라 자립준비금, 취업 체험비, 심리상담 연계 등을 조율하며 장기 관리를 기반으로 한 통합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제주도는 청년정책과 내에 전담 인력을 두고, 고립청년 실태조사부터 대상자 발굴, 자조모임 운영까지 전 과정에 세심하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카페’나 ‘산책모임’처럼 가볍게 외출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 사례는 고립청년이 단순한 복지수혜자가 아니라,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시민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신호를 줍니다.
그 신호가 모이면, 청년들은 ‘누군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그 믿음이 사회로 나오는 첫걸음이 됩니다.
맺음말
고립청년 맞춤형 복지정책은 단순히 돈을 주거나 제도를 안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의 속도에 맞춰 손을 내미는 정책입니다.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복지, 이것이 바로 고립청년을 위한 진짜 ‘맞춤형’ 복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지원을 받은 고립청년들의 회복 사례와 변화를 생생하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