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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패배자… 고립청년을 둘러싼 언어는 그 자체로 편견과 낙인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립청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왜 문제인지, 어떤 고정관념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바꾸기 위한 현실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사회적 오해들

     

    고립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언론에서는 “패배한 청년”, “노는 청년”, “부모 등골 빼먹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자극적인 단어로 그들을 묘사하곤 합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은둔청년 개인의 맥락과 고통을 지우고, 게으르고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립청년들이 "나를 세상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감정을 반복적으로 느끼며, 세상과의 단절을 더 깊게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편견은 다시 스스로를 향한 자기비하로 이어지곤 합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
    “나는 고쳐야 할 문제다.”
    이런 생각은 고립의 늪에서 나올 힘마저 빼앗아갑니다.

    하지만 고립의 원인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정신건강 문제, 가정 내 갈등, 사회적 실패경험, 경제적 한계, 트라우마, 장기간의 구직 실패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지 “노력하지 않는다”는 프레임으로 이들을 판단하는 것은 폭력적인 오해에 가깝습니다.

    또한 ‘고립청년은 사회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무의식적 태도는 이들을 돕는 시스템에도 벽이 됩니다. 상담기관에서도 “스스로 나오지 않으면 도와줄 수 없다”는 말이 통용되는 경우가 많고, 지자체에서도 실적 위주의 접근이 고립청년을 사각지대로 밀어넣기도 합니다.

     

    왜 편견은 쉽게 바뀌지 않는가?

     

    고립청년에 대한 편견은 결과만 보고 원인을 상상하는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방 안에만 있는 모습을 보면 ‘의지가 약하다’, ‘책임감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고통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고통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성과 중심, 경쟁 중심의 문화를 내면화하고 있어, 정상과 비정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경향이 강합니다. 일하고, 공부하고, 성취하지 않으면 ‘문제 있는 사람’으로 간주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고립청년은 존재 자체가 낙인이 됩니다.

    또한 미디어의 영향도 큽니다. 일부 극단적인 사례를 전면에 내세워 고립청년을 잠재적 범죄자나 위험군처럼 그리는 보도가 반복되면서, 공포와 경계심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결국 고립청년 스스로를 고립하게 만드는 2차적 고립을 만들어냅니다.

    편견은 단순히 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정책, 교육, 고용, 복지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 개선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시선과 제도의 틀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편견을 넘어 이해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들

     

    고립청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어도, 일상 속에서 이해와 존중의 시선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됩니다.

    용어부터 바꾸기

    • “은둔형 외톨이” 대신 “고립청년”, “회복 중인 청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보세요.
    • 부정적 이미지가 담긴 단어는 당사자에게 상처가 됩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 블로그, 유튜브, 인터뷰 등을 통해 고립청년 당사자의 경험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가장 큰 인식 개선의 출발점입니다.
    • 그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깊이 있습니다.

    대화할 때 평가하지 않기

    •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야?” 대신 “잘 지내고 있어?”, “혹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줘” 같은 중립적이고 인간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장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기

    • 무언가 성과를 내야지만 가치 있는 삶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사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책과 제도에 관심 갖기

    • 고립청년 지원정책이나 관련 제도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드는 토대가 됩니다.
    • 실제로 많은 고립청년 지원 사업이 “사회적 관심 부족”으로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은 고립청년 당사자에게 ‘나를 비정상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고, 그 확신이 회복의 시작점이 됩니다.


    맺음말

    편견은 생각보다 쉽게 생기고, 쉽게 퍼지지만, 사라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각자가 고립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고립은 약함이 아니라, 상처입니다. 상처받은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비난이 아닌 공감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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